문신 시술 합법화는 오랫동안 음지에 머물러 있던 문신 산업을 제도권으로 끌어올린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법 제정이 곧바로 산업 환경의 전면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합법화 이후 현장에서는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체감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제도권 편입은 산업에 기회를 제공하지만, 그만큼 관리와 책임의 영역도 함께 확대된다. 이전까지는 개인 역량과 네트워크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이제는 자격·시설·위생·운영 방식 전반이 제도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는 일부에게는 성장의 발판이지만, 다른 일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합법화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비공식 시술, 제도 진입을 망설이는 종사자, 지역·규모별 격차 등은 산업이 단숨에 ‘양지’로 이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도는 문을 열었지만, 산업이 그 문을 어떻게 통과할지는 아직 진행형이다. 합법화는 도착점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재편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